Sunday, September 21, 2008

샌디에고

데니스에서 어제 저녁을 먹고 오늘 아침은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머핀을 먹었다.
뉴욕에선 한번도 데니스에 가 본적이 없고 스타벅스 커피는 좋아 하지 않는다.
근처에(동네이름은 모름, 어째건 공항 근처) 갈 곳이라곤 그곳 밖에 없었다.

버스를 타고 샌디에고 시내를 통과해 트롤리 스테이션으로 갔다.
블루라인 트롤리를 타고 마지막 정차지(티와나 국경)에서 내렸다.
맥시코와 미국의 국경선이 주는 느낌은 묘했다.
삭막하고 거칠어 보이는게 그곳 어느 곳에도 오아이스 같은 건 없을 것 같다.

미국으로 입국하는 방향의 도로엔 차들도 밀려있고(케서린 제다 존스가 나왔던 영화가 생각 나더라)정차해 있고
사무원들이나 경비대원의 모습은 나름데로 바빠 보인다.
그에비해 미국을 나와 맥시코로 들어가는 방향은 한가롭기만 하다.

달팽이 모양의 골조물(일종의 건물)이 위로 우뚝 솟아 있다.
콩나무를 타고 하늘 끝으로 올라가는 누구처럼 하늘로 향해 걷다 보면
미국과 맥시코를 연결하는 다리와 만난다. 여전히 횡한 시멘트 골조물들이 주는 위화감은 불쾌하다.
다리를 건너고 마지막 메탈 게이트를 통과하면 맥시코 땅 티와나 이다.
이렇게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넘는 과정은 길 건너에 있는 앞집에 가는 것 같지만
거기엔 다소의 알수 없는 긴장감이 돌고 그것으로 걸음걸이가 민첩 해지는 걸 느낀다.

국경에서 택시를 타고 티와나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15분정도 이고 요금은 15불 이다.
공항은 아주 작고 굉장히 한가하다. 티와나가 관광지는 아닌터고 그래서 외국인의 모습은 우리뿐인듯,
의자에 앉아 졸기도 하고 TV 보기도 하던 몇 안되는 맥시칸들이 이상스럽다는 듯 우리를 흘끗 본다.
점심 시간도 지났고 배도 고프다.
공항내에선 먹을 게 없다.
그래도 커피를 살 수 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다.
맥시코 입국심사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프레토스콘디도를 향한 비행기 시간 까지는 9시간이 남았다.
피곤감이 몰려 온다.
티와나 시내로 나가 보기로 한다.
도시가 삭막해서 어딜 어슬렁 거리고 다닐 기분이 나지 않는다.
모텔에 방을 하나 잡았다. 낮잠을 시도 했지만 마리아찌들의 노래 소리에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
선잠에 더 피곤하기만 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티와나의 모습은 벌거벗은 노인네의 모습처럼 볼품없고 한낮의 태양은
노인네의 살갗을 태워 버리기라도 할 듯 강렬하다.
숨을 곳을 찾는 노인네의 그림자가 너무 깊고 선명하다. 태양의 추격을 따돌릴수 없다.
니가 숨을 곳은 아무 곳에도 없다고 태양은 말하는 것 같다.

그 태양이 뭐라 말을 하든 우리는 타코스탠드의 쪽의자에 걸터 앉았다.
소박한 타코를 열개도 넘게 캔 음료수 두개 그리고 구운파 두접시를 먹었음에도 80패소 였다.
8불이 채 안되는 돈으로 우리의 배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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